김도연 원장] KBS _서울 초중고생 자살 시도 3년간 2배 증가... 무엇이 우리 청소년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18-02-27 14:06 조회 2,796회관련링크
본문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이상호입니다.
[오늘의 포커스 / 김도연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장 (심리학 박사)
서울 초중고생 자살 시도 3년간 2배 증가...
무엇이 우리 청소년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가
서울지역의 경우 청소년 자살시도 건수가 2013년 23건에서 2015년 52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걸로 나타나...
어떠십니까, 이런 얘기 접하시면?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동안 학교폭력예방 및 자살예방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미비한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수년동안 우리가 학교폭력 예방이라든지 청소년 문제를 위한 여러 대책들을 내놨었는데...
그렇다면 그런 대책들이 별 효용이 없었던 걸까요?
이렇게 청소년 자살이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학교에서 실시하는 선별 검사의 경우, 자살문제를 포함한 고위험군 학생들은 우울과 심리적 스트레스, 외상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 서비스가 지원되어야 하는데, 한시적으로 지원되거자 증상에 적합한 전문적 서비스
가 시행되지 않고 있어 근본적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학업 스트레스, 대인관계 갈등, 가정 내 문제를 구분
하여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각각에 적합한 모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짐작하기에 성적 문제, 친구따돌림 같은 게 주된 원인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 상담해보시면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많이 털어 놓나요?
학업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자살시도를 했던 학생의 경우, 부모의 높은 기대와 사회적 요구에 맞게 자신을 맞춰나가는 것
이 버겁게 느껴졌고, 진로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도 외부 기대를 충족시키다 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 학업에 대한 동기가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는 지속되고 내적 긴장이 심화되다 보니 극단적으로 자살시도를 선택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 따돌림을 겪은 학생의 경우, 학급 내 다른 또래들이 있는 앞에서 일부 학생들에게 강도 높은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경험하게 되어 수치감과 자존감에 깊은 손상을 입은 경우가 있어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교육청 자료 중에서 자살 원인으로 ‘우울증과 염세비관’이
가장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 (그 다음이 가정과 성적 문제)
10대 청소년들의 염세비관 그 정도로 높은가요?
청소년기 정서적 민감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많은 시간 또래 친구들과 보내게 되면서 친구의 말과 태도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또한 학업에 대한 부담도 커져 있는 상태이고, 개인적 가치나 꿈보다는 사회적 조건을 맞춰야 하는 청소년들
에게는 미래를 생각할 때 암울하고 심리적 피로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정불화. 부모와의 관계가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겠죠?
가정 내 갈등이 심화될 경우, 쉽게 긴장하고, 우울 및 불안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자녀의 심리적 상태에
둔감하게 되고, 방임하게 되면서 감정을 위로받고 지원받을 수 없게 되어 정서적 문제가 더욱 심화됩니다. 특히 학년이
바뀌는 시기, 시험 전후, 관계 갈등이 촉발된 이후에는 더욱 민감하게 주의집중하여 따뜻하고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더 필요할까요?
사회적으로 어떤 시스템, 장치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보시는지요?
지역사회에 청소년들이 현리하게 자문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전문가 집단과의 연계가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청소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심리적 문제와 원인에 대한 매뉴얼도 갖춰줘야 한다고 봅니다. 고위험군 학생들의
경우 준비된, 체계적인 심리서비스가 필요하기에 정서적지지 이상의 구조화된 심리상담이 필요합니다.
잠을 잘 못자고, 학원가길 힘겨워한다든가 사전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데
부모님이나 주위에서 그걸 잘 눈치 못 채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신호가 왔을 때 부모나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심리적 위기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신호를 보이게 됩니다. 가령, 말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하거
나, 잠을 잘 못자거나, 섭식의 변화, 체중변화가 나타나거나, “미안해” “고마워”와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물건
을 정리하여 나눠주거나 하는 변화들이 나타나는데 이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때에 보다 관심을 기울
이고, 필요 시 전문가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는 것이 요구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