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원장] JTBC_가스라이팅, 지금 당장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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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1-31 19:02 조회 3,57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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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이자 임시완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2012년에 출간된 길리언 플린의 소설을 영화화한 <나를 찾아줘>.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은 작품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가스라이팅’을 테마로 한 작품들입니다.
그럼 도대체 가스라이팅이 뭘까요?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에 대한 통제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스등(Gas Light)>이라는 연극에서 비롯된 정신적 학대를 일컫는 심리학 용어로, 이 연극에서 남편은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고는 부인이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를 탓합니다. 이에 아내는 점차 자신의 현실인지능력을 의심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남편에게 의존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미묘하게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가스라이팅에 대해,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해자가 상황을 조작해 피해자가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가해자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만드는, 일종의 정서적 학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김도연 소장은 “상대방이 자신의 견해만 고수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만 표출한다면, 이것은 가스라이팅”이라고 정의내렸습니다.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김도연 소장은 “상대방이 자신의 견해만 고수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만 표출한다면, 이것은 가스라이팅”이라고 정의내렸습니다.
가스라이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미묘하게 조종해 피해자가 객관적인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통로 자체를 없앤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그 상황을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렇듯 가스라이팅은 한 사람의 자존감을 앗아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을 스스로 혐오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가장 무서운 폭력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가스라이팅에 관한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이 가장 만연한 관계가 연인 사이라고 하지만, 가족,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가스라이팅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왜 괴롭히는가 : 내 몸과 정신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끊어내는 법>의 저자 에린 K. 레너드 박사는 비하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렸습니다.
비하의 뿌리에는 대상화가 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한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그 사람을 물건처럼 대하는 것’을 대상화라고 정의한다. 투사자는 배우자를 물건이나 소유물로 대하고 그중에서도 그저 성적 만족을 충족하는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들은 수용자의 외모 같은 피상적 특징을 칭찬하지만 수용자에게 인간적인 특징이나 존엄성을 부여하는 특징은 칭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투사자는 배우자에게 “당신 머릿결이 좋아”라거나 “섹시해보이는데”라는 말은 하지만 “당신은 똑똑하고 열정 넘치는 사이야”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
또한 가스라이팅을 비롯한 정서 학대의 원인을 투사와 투사적동일시에서 찾아보며, 내 정신을 갉아먹는 원인이 투사자라면, 지금 당장 투사자에게서 벗어날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투사적 동일시의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투사적 동일시는 인간관계를 망치는 것 이상의 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무의식적인 행동의 뿌리에 자리 잡은 핵심 정서는 증오다. 아무런 통제 없이 증오를 드러내도록 놔두면 엄청난 역기능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매우 강력해서 역사적으로는 집단 학살과 연관되며,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비롯해 문화를 위협하는 여러 불명예스러운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강력한 심리적 수단이 인간관계에 스며들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라. 이런 식의 정서적 공격은 혼란스럽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끼고 보듬어줘야 할 가족인, 격력하고 지지해줄 상사가 당신에게 이런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이 투사자가 아닌지를 의심해보길 바랍니다.
상대의 두려워서 당신이 한 실수를 숨기는가?
상대가 명령조로 말하거나 비하하는 태도로 말하는가?
상대가 당신에게 용건이 있을 때에만 말을 거는가? 그러고 나서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로 안 좋은 말을 보내 당신을 괴롭히는가?
상대가 당신에게 비꼬는 말이나 빈정대는 말을 지속적으로 하는가?
상대가 당신의 친구와 가족을 비하하는가?
상대가 당신을 무능하다고 생각하며 당신도 그렇게 믿게 만들려고 하는가? 그런 다음 무능함을 이유로 온갖 권한을 차지하려 하는가?
상대가 당신의 친구와 가족을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그들에게 끊임없이 당신 험담을 하는가?
20여 년간 잘못된 관계에 묶인 수천 명의 사람들을 상담하고, ‘감정적 고통, 괴롭힘, 관계 갈등’을 연구한 임상심리사인 에린 K. 레너드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모멸감을 주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괴롭히고 따돌릴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우리는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증오 대신 사랑을, 파괴 대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지난 세월 동안 나는 수많은 내담자를 만났다. 그들은 용기, 정직,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희망을 보여주었다. 지금 말 못 할 아픔을 견디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 고통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